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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분석/국내 축구 분석

[축구 전술] K리그1 강원 vs 부산: 전방압박이 잘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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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축구 이야기 | 정유석] 지난 4일, 6월에 단 1승 밖에 거두지 못한 두 팀이 승점 3점을 두고 마주했다. 

그러나 두 팀이 거둔 1승의 의미는 두 팀을 비교했을 때 매우 달랐다. 이번 시즌 승격에 성공한 부산이 6월에 거둔 기록은 1승 3무 1패. 그들에게 현실적인 목표는 자연스레 잔류였다. 그런 그들에게 무승부는 충분히 좋은 성과일 수 있다.

강원이 6월 거둔 기록은 1승 1무 3패. 지난 시즌 '병수볼' 돌풍을 일으켰을 때와 이번 시즌 초 전북을 잡았을 때의 모습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너졌다.

승점을 차곡차곡 쌓아가야 하는 부산과 사상 첫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순위를 더욱 끌어올려야 하는 강원의 한판이었다. 피할 수 없었던 이 경기에서의 승리를 가져간 팀은 부산이었고, 이번 글에선 부산의 전술 포인트를 다뤄봤다.

출처: 부산 아이파크 공식 홈페이지

-부산의 전방압박

전방압박을 잘하는 팀이 지는 경기를 본적 없었던것 같다. 그만큼 전방압박은 경기에서의 중요한 열쇠다.

부산의 전방 압박 형태는 플랫 4-4-2로 진행됐다. 부산의 전방 압박은 강원을 왼쪽 측면(부산에겐 오른쪽)으로 모는 것을 목표로 했다. 왜냐하면 강원의 우측 풀백 신광훈이 빌드업 시엔 중앙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강원이 수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오른쪽보단 왼쪽을 이용하게 만들려는 속셈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전방 압박 시 부산의 전체적인 라인이 오른쪽으로 치우쳐져 있었다. 따라서 좌측 윙어 김승준이 중앙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는 장면들을 볼 수 있었다.

부산의 전방 압박은 이정협, 권혁규 투톱이 센터백의 1차 빌드업을 방해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부산의 투톱 중 한 명은 볼을 소유한 강원의 센터백, 한 명은 볼을 소유하지 않은 강원의 센터백 혹은 홀딩 미드필더 한국영을 압박하며 볼을 소유한 선수와 패스를 받을 수 있는 선수까지 차단했다. 예를 들면 강원의 센터백 김영빈이 볼을 소유하고 있을때 권혁규가 김영빈에게 바짝 다가가고 이정협은 근처의 한국영 혹은 임채민에게 다가가는 형태였다.

권혁규, 이정협이 1차적인 압박을 가할 때 취하는 자세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었다. 볼을 소유한 강원 센터백이 반대편으로 전환 패스를 할 수 없도록 몸을 완전히 틀어놓고 압박했다. 따라서 강원은 횡패스를 통한 안정적인 볼소유보다, 종적인 롱볼을 보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부산의 이정협과 권혁규의 압박에 이어 동료 윙어들과 중앙 미드필더들이 강원 선수들을 1대1로 강하게 압박하여 강원의 전진을 저지할 수 있었고, 두 번째 득점과 윗선에서의 위협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 부산의 공격

이번 라운드에서 부산 선수들이 공격 시 보여줬던 움직임은 전북 이상이었다.

수비 시 5-4-1 형태를 갖추는 강원에 부산은 풀백들을 전진시키고 윙어들을 보다 중앙으로 이동시켰다. 특히 조덕제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특성을 살려 잘 활용했다고 생각했다.

3대2와 2대2의 차이는 크다.

전방 압박과 수비 시 이정협과 투톱을 이룬 권혁규를 공격 시엔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용했다. 거기에 후방과 전방을 오가며 넓게 활동 반경을 가져가게 만든 것이다. 따라서 부산은 전방 압박과 수비를 플랫 4-4-2로 진행했으나, 공격 시엔 4-3-3 형태로 진행할 수 있었다. 4-4-2로 공격을 진행하면 5-4-1 수비라인을 세운 강원에 중앙에서 수적 우위를 차지할 수 없었을 테지만, 중앙 미드필더가 한 명 늘어난 4-3-3 시엔 보다 중앙에서 안정적인 공격이 가능해졌던 것이다.

공격진의 침투 플레이도 빛났다. 중앙 공격수 이정협은 주로 크로스가 자신에게 향할 때 박스 안 빈 공간으로 적극적으로 침투해 들어갔다. 김승준과 이동준은 풀백들이 측면에서 볼을 잡았을 때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을 통해 하프 스페이스 공간을 노리거나, 풀백이 공격적으로 크로스, 드리블, 패스와 같은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줬다.

 

- 결론

전방 압박, 빠른 전환, 적극적인 침투 플레이. 부산은 이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강원을 꽁꽁 묶었다. 물론 수비적으로 2실점을 허용했기에 완벽했다고는 얘기할 수 없지만, 수비를 보완한다면 앞으로 더욱 반등할 수 있는 경기력을 만들어내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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