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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분석/국내 축구 분석

[축구 전술] 19-20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vs 프랑크 푸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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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축구 이야기 | 정유석] 레드카드가 불러오는 나비효과는 굉장하다. 단 한 명의 차이임에두 불구하고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들거나, 이기고 있던 팀도 패배의 구렁텅이로 몰리거나, 흐름과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선수가 퇴장당하건 감독이 퇴장당하건 분명 무언가 일이 벌어진다. 물론 2016-17 스페인 코파 델 레이에서 빌바오가 두 명이 퇴장당하고도 MSN이 총출동한 '거함' 바르셀로나를 2-1로 꺾는 이변을 보여주기도 한다.

출처: 바이에른뮌헨 공식 SNS

하지만 이런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과 비슷한 사례보다, 반대의 경우가 훨씬 많다. 2019-20 분데스리가 10라운드 프랑크푸르트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전반 10분 바이에른 뮌헨은 보아텡의 퇴장으로 한 명의 수적 열세를 안고 뛰며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수적 열세는 시간이 갈수록 경기에 크게 작용했고, 프랑크푸르트의 맹공격을 막지 못한 채 1-5로 대패했다. 왜 뮌헨이 질 수밖에 없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 뮌헨의 약해진 전방 압박

뮌헨은 보아텡의 퇴장 후 수비 시 4-4-1, 전방 압박 시 4-2-3 형태로 진행했다. 한 명의 열세임에도 라인을 높이고 열심히 전방 압박을 시도했으나, 프랑크푸르트의 빌드업을 평소처럼 잘 압박할 순 없었다. 수적 열세와 거기에 프랑크푸르트의 안정적인 빌드업 때문이었다.

뮌헨은 빌드업을 방해하기 위해 매우 타이트하고 강하게 볼을 소유한 프랑크푸르트 선수를 압박하는 형태가 아니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빌드업 시 볼을 가진 선수에게 일정 거리를 두고 전진하지 못하게 만들어 공격을 지연시키려 했다. 그러나 프랑크푸르트는 1명의 수적 우세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우선 프랑크푸르트는 쓰리백의 좌, 우 센터백들은 측면 터치라인 부근까지 이동해 마치 풀백처럼 움직였다. 따라서 프랑크푸르트 빌드업의 시작점은 최후방의 중앙에 홀로 남게 된 센터백 힌터레커였다. 때문에 레반도프스키는 힌터레커를 1대1로 압박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했다. 힌터레커가 드리블로 레반도프스키의 압박을 벗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레반도프스키의 압박을 벗어나지 못하거나, 중앙 미드필더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더욱 안정적인 점유와 빌드업을 꾀했다.

우선 중앙 미드필더 페르난데스가 힌터레커의 오른쪽 혹은 왼쪽으로 이동해 마치 두 명의 센터백처럼 볼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나브리와 뮐러는 풀백처럼 측면에서 활동하는 프랑크푸르트의 센터백 은디카와 아브라함을 압박하기 위해 측면으로 치우쳐져야 하므로, 중앙에서의 압박은 레반도프스키밖에 해줄 선수가 없었다. 그러나 프랑크푸르트 중앙 미드필더 페르난데스의 이러한 움직임은 최후방에서 2대1 수적 우위를 만들어 줌으로써 뮌헨의 전방 압박이 통하기 쉽지 않았다.

힌터레커는 중앙에만 머물지 않았다. 은디카 혹은 아브라함이 볼을 잡으면 해당 선수의 근처로 이동하며 볼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힌터레커의 이동으로 중앙 수비 지역에 공백이 생길 수 있기에 중앙 미드필더 페르난데스가 센터백의 위치로 이동해 빌드업에 관여하거나, 혹시 모를 역습에 대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 프랑크푸르트의 전방 압박

뮌헨은 보아텡의 퇴장 전까지 프랑크푸르트의 전방 압박을 잘 이겨내고 빌드업했다. 그러나 보아텡의 퇴장 후 1명의 수적 열세로 프랑크푸르트의 전방 압박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했다.

프랑크푸르트는 3-1-4-2 형태로 전방 압박을 시도했다. 압박의 템포는 매우 빨랐다. 볼이 이동하는 쪽으로 프랑크푸르트 선수들이 빠르게 이동하는 형식이었다. 특히 볼을 가진 뮌헨의 선수는 더욱 강하고 타이트하게 압박했다. '거칠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타이트하게 압박했으며, 파울이 자주 만들어졌다. 

1대1 대인 방어 형태의 압박이 주를 이뤘고, 뮌헨이 빌드업 할 때 센터백 사이로 중앙 미드필더가 볼을 받을 수 있도록 깊숙이 들어가면, 그 선수를 마크하는 프랑크푸르트 선수도 따라 이동했다. 예를 들면 티아고가 센터백 사이로 들어가면, 티아고를 프랑크푸르트의 소우가 따라가는 식이었다.

보아텡의 퇴장 이전 뮌헨은 중앙 미드필더들이 후방으로 자주 이동하며 안정적으로 빌드업 할 수 있었으나, 한 명의 부재는 그런 움직임을 만들어내지 못하게 했다. 빌드업 이후 전방의 나브리, 뮐러, 레반도프스키에게 볼이 연결되더라도 프랑크푸르트는 센터백들과 중앙 미드필더까지 네 명이 그들을 수비했기 때문에 뮌헨이 전진을 어려워하는 장면들을 볼 수 있었다.

 

- 프랑크푸르트의 공격

프랑크푸르트의 공격은 체계적이었다. 우선 양 측면 윙어들이 터치라인 부근에서 활동하며 경기장을 넓게 사용했다. 뮌헨의 양 측면 윙어들은 풀백처럼 움직이는 프랑크푸르트의 센터백들을 주로 마크했다. 따라서 프랑크푸르트의 윙어는 뮌헨 풀백과 1대1 상황을 맞이하거나, 측면에서 발생한 넓은 공간에서 볼을 잡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윙어들은 적극적으로 크로스를 시도했다.

투톱의 움직임도 인상적이었다. 피지컬이 좋은 도스트는 뮌헨의 포백과 미드필드 라인 사이에서 주로 움직이며 패스를 받아 연계하거나, 공중볼 싸움에 가담했다. 파시엔시아는 아슬아슬하게 오프사이드라인에 걸쳐서 활동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도스트의 움직임에는 이런 의도가 숨겨져 있었다. 도스트가 포백과 미드필드 라인 사이에서 볼을 받으면 순간 뮌헨의 센터백이 도스트를 압박하기 위해 자신의 위치에서 벗어나게 된다. 두 명의 센터백 체제에서, 한 명의 센터백이 자리를 이탈하면 중앙 수비 지역이 위험해지는 상황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 내가 뮌헨 감독이었다면

쿠티뉴를 불러들이며 중앙 미드필더 마르티네즈를 투입시켰을 것이다. 한 명의 열세를 이기고 주도권을 잡아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마르티네즈를 이용해 수비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공격적으론 나브리의 빠른 발, 레반도프스키의 제공권을 활용하기 위해 롱볼을 적극적으로 보내라고 지시했을 것이다. 한 명의 수적 열세를 안고 안정적인 빌드업과 평소와 다를 바 없는 공격을 펼치기란 매우 힘들기 때문에,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인 롱볼을 이용한 역습을 생각한 것이다.

 

*한국 선수의 독일 4부리그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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