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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분석/국내 축구 분석

[축구 전술] 쓰리백의 정석을 보여줬던, 첼시 vs 맨유 전술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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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축구 이야기 | 정유석] 유로 2016 대회 이후 첼시 FC로 자리를 옮긴 안토니오 콩테 감독은 특유의 선수 장악력을 통해 2015-16 시즌 강등권까지 떨어지기도 하며 부진함을 보여줬던 첼시 선수들의 위닝 멘탈리티를 살리고 정신적 무장을 다잡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콘테 감독의 노력은 리그 초반 연승 행진을 달리며 빛을 보는듯했다. 그러나 첼시가 9월에 펼쳐진 리그 세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하며 콘테 감독의 지도력이 뛰어나다는 확신이 의심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콘테 감독은 포백에서 쓰리백으로 시스템과 전술 변화를 통해 리그를 지배해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첼시는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기 시작했고,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2016-17 시즌 첼시가 보여줬던 쓰리백은 '정석' 그 자체였다.

출처:TalkChelsea.net

이번 글에서는 첼시가 보여준 2016-17 시즌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 가장 완벽한 경기력이었다고 생각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9라운드를 분석해봤다. 첼시의 수비가 얼마나 견고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첼시의 수비 형태

첼시는 플랫한 5-4-1 형태의 수비라인을 하프라인 아래에서 갖췄다.

페널티박스 바로 앞 위험지역에서 센터서클 부근까지 수비라인 간 간격을 매우 좁혔다.  또한 각 라인 간 간격이 좁았기 때문에 맨유의 공격진 이브라히모비치, 래시포드, 린가드를 쉽게 고립시킬 수 있었다. 첼시의 견고한 수비라인에 무리뉴 감독은 제공권이 좋은 이브라히모비치를 이용해 균열을 주고자 했던 것 같다.

 

- 첼시 측면 수비

4-4-2 수비 형태와는 달리 5-4-1 형태는 최후방 수비라인이 중앙부터 측면까지 넓게 펼쳐져 있다. 따라서 2선 미드필드 라인이 맨유의 측면 공격 시 좌 혹은 우로 부지런히 움직이며 수비했다. 이렇게 2선의 부지런한 움직임, 특히 윙어들이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측면을 더욱 두텁게 만들었다.

첼시의 윙어들은 낮은 위치에서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했고, 맨유 풀백이 자신의 구역에서 볼을 잡는다면 매우 공격적이고 타이트하게 압박했다. 게다가 맨유 풀백이 첼시 윙어의 수비에서 벗어나 더 높은 위치에서 볼을 잡는다고 해도, 첼시의 풀백이 버티고 서있었기 때문에 측면에서 위협적인 공격을 퍼붓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이브라히모비치는 몇 차례 박스 안에서 위협적인 헤더는 성공했으나, 더 많은 찬스를 만들어낼 수는 없었다.

 

- 첼시의 중앙 지역에 대한 수비

첼시는 세 명의 센터백을 세웠다. 따라서 원톱 체제의 맨유를 상대로 센터백의 숫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효과적으로 수비할 수 있었다.

첼시의 최후방 수비라인과 미드필드 라인 사이가 벌어지거나, 견고하게 수비라인을 형성해도 최후방 수비라인과 미드필드 라인 사이로 패스를 허용하며 맨유 공격수가 볼을 잡는 장면이 몇 차례 있었다.

콩테 감독은 이후 맨유의 공격이 더 이상 진행되는 걸 막기 위해 센터백이 적극적인 전진 수비를 펼치도록 만들었다. 예를 들어 케이힐 앞에서 래시포드가 볼을 잡았다면, 케이힐은 과감하게 전진해서 래시포드를 피지컬로 강하게 압박하고 그가 펼치려는 개인 전술을 못 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렇게 첼시 센터백의 전진 수비를 통해 맨유 공격수에게서 볼을 커트하거나 백패스를 유도해냈다.

첼시는 센터백의 숫자를 이용해 하프 스페이스 까지 완벽히 수비했다. 예를 들어 첼시 왼쪽 풀백 알론소와 케이힐 사이 공간으로 래시포드가 침투하면, 케이힐이 적극적으로 래시포드를 쫓아간다.

만약 포백 체제에서 센터백이 풀백과 자신 사이로 침투하는 상대 공격수를 쫓아가면 중앙을 지키는 센터백이 단 한 명 밖에 남지 않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쓰리백은 한 명의 센터백이 대열을 이탈해도 나머지 두 명이 중앙을 지키고 있기에 안전하다.

 

- 결론

수비하면 왜 이탈리아가 유명했는지 알 수 있는 게임이었다. 콩테 감독은 어느 구역에서도 맨유가 자유롭게 공격할 수 없도록 공간을 주지 않았다. 세 명의 센터백이 원톱만 막는 건 비효율적이기에 센터백의 숫자를 낭비하지 않고 그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더 견고한 수비벽을 만들었다.

만약 내가 맨유 감독이었다면 중앙의 숫자를 더욱 늘리고, 선수들의 더 많은 움직임을 요구했을 것이다. 지역 수비 뿐만 아니라 대인 수비까지 펼친 첼시 센터백들이었다. 따라서 첼시 센터백 주변에서 더 많이 움직이며 그들을 유인하고, 중앙에서 공간을 만들어내려 했을 것이다.

이러한 중앙에서의 더욱 많은 공격 숫자와 움직임에 의해 첼시 미드필드 라인은 자연스레 중앙으로 치우쳐지게 될 것이다. 그러면 첼시 측면 수비라인이 무너지며 풀백을 이용한 공격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이브라히모비치를 내세운 원래 목적과 딱 맞아떨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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