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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분석/국내 축구 분석

[축구 전술] 프리미어리그 29R: 맨유 맨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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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SNS

[우리의 축구 이야기 | 정유석] 9일 새벽 130(이하 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가 올드 트래포드에서 펼쳐진 맨체스터 시티 FC와의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에서 전반 30분 마샬의 선제골과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맥토미니의 결승골로 2-0 완승에 성공했다.

이로써 맨유는 이번 경기를 승리를 통해 1298(승점 45)5위를 유지하고, 이 경기를 포함해 최근 리그 다섯 경기에서 32무의 좋은 성적을 펼치며 4위 첼시와 승점 3점 차로 치열한 순위 다툼을 계속해서 이어 가게 됐다.

맨유와 맨시티는 서로 울고 웃었다. 맨유는 10년 만에 리그에서 맨시티를 상대로 2승을 거둔 반면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시즌 최다 패배인 7패를 기록하게 되었다. 이번 글에선 이렇게 볼거리도 많고 기록들도 나오게 된 맨체스터 더비를 분석해보았다.

 

양 팀 선발 라인업

홈 팀 맨유는 3-4-1-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수비적 쓰리백일지 공격적 쓰리백일지 궁금했으나, 첼시전처럼 안정적인 수비 후 빠른 역습을 노릴 것으로 예상했다.

원정팀 맨시티는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지난 레알과의 경기처럼 변칙적 전술보단 자신들이 강점을 보이는 공격적인 축구를 통해 초반부터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데 브라위너의 공백을 잘 메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맨시티의 전방압박

맨시티는 포백 라인을 하프라인 근처까지 올리고 최전방에서 맨유의 빌드업시 강한 전방압박을 시도했다.

4-3-3에서 약간 변형된 4-1-4-1 형태로 전방압박을 시도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아게로가 중앙 수비수 매과이어와 골키퍼 데 헤아의 볼 소유 시 타이트하고 강하게 압박했고, 윙어인 스털링과 포든은 매과이어 양옆의 센터백들을 각각 압박하며, 2선의 공격형 미드필더 귄도안과 B.실바는 중앙 미드필더 마티치와 프레드를 압박했다.

때문에 맨유의 빌드업은 자연스레 측면 윙백들에게 몰리게 되었는데 맨시티의 풀백들이 높게 전진하며 그들을 압박하다 보니 맨유는 빌드업을 통해 쉽사리 라인을 올려 공격할 수 없었고 롱볼이 자주 발생했다.

 

맨시티의 공격적 특징

맨시티의 공격적 특징을 알아보기전 맨유의 수비 형태부터 파악해보자

맨유는 5-2-3의 형태로 수비를 진행했다. 세 명의 공격수 마샬, 페르난데스, 다니엘 제임스까지 하프라인 아래로 내리고 최후방 파이브 백의 라인은 어느 정도 높여 최후방 수비진, 미드필더진, 공격진 3개의 라인 간격을 매우 좁게 유지시켰다.

이제 맨시티의 공격 형태를 파악해보자.

맨시티는 공격 시 최후방에 센터백 오타멘디, 페르난지뉴와 우측 풀백 칸셀루가 쓰리백 형태를 이루고 좌측 풀백 진첸코를 중앙 미드필더처럼 활동시켜 로드리와 투 볼란치를 형성시켰다. 그리고 또 다른 두 명의 미드필더 귄도안과 B.실바는 진첸코와 로드리의 옆 하프스페이스 공간에서 많은 움직임을 가져갔다. 공격진에선 윙어인 스털링과 포든이 측면 터치라인 부근에 위치했고, 스트라이커 아게로가 2선까지 내려오며 왕성하게 활동했다.

맨시티가 이러한 공격 형태를 갖춘 이유는 맨유의 두터운 후방에서의 수비를 중앙을 통해 공격하기 위함이었다.

윙어 스털링과 포든을 맨유 윙백들이 마크하고, 중앙의 투 볼란치 진첸코와 로드리는 맨유의 프레드와 마티치가 마크하며 센터백 오타멘디와 윙백 칸셀루를 맨유의 다니엘 제임스와 마샬이 마크하게 된다면 하프스페이스에서 활동하는 귄도안과 B.실바가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맨시티는 공격 시 좌우로 중앙 미드필더 로드리를 이용해 많은 전환을 가져갔는데 특히 전환 시 귄도안 혹은 B.실바가 패스를 받으면 보다 넓은 공간에서 홀로 패스를 받거나 수비가 붙더라도 1 1 상황이 만들어지는 장면들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두 선수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유도하며 맨유가 중앙에서 수비 숫자를 많이 배치했음에도 맨시티는 중앙에서 공격을 전개할 수 있었다.

 

맨유의 전방압박과 맨시티의 탈압박

맨유는 후방에서의 수비뿐만 아니라, 전방압박도 자주 시도했다. 이 경기에서 맨유는 공격적 쓰리백을 보여준 것이었다.

맨유는 그림과 같이 3-4-1-2 형태로 전방압박을 맨시티의 빌드업 시 타이트하고 빠르며, 강하게 시도했다. 여기에 시티는 다양한 방법의 탈압박을 보여줬다.

첫 번째로, 맨시티가 역삼각형 4-3-3 형태로 빌드업을 진행할 때 맨유가 라인을 올려 전방압박한다면, 좌측 풀백 진첸코가 중앙으로 이동해 로드리와 투 볼란치를 형성한다. 그렇게 되면 순간 중앙에서 진첸코가 자유로운 상황이 되니 맨유의 중앙 미드필더 프레드가 전진해서 진첸코를 마크한다.

그럼 진첸코보다 위에 위치한 귄도안이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귄도안의 움직임과 그를 향한 패스를 통해 탈압박에 성공하게 된다.

두 번째로, 맨시티가 마찬가지로 역삼각형 4-3-3 형태의 빌드업을 진행할 때 맨유가 전방압박한다면, 이번엔 귄도안이 후방으로 내려가 로드리와 투 볼란치를 형성한다.

그럼 프레드가 자연스럽게 귄도안을 압박하러 따라가게 된다. 이 때 프레드와 귄도안이 올라간 자리는 빈 공간이 생긴다. 그 자리로 스트라이커 아게로가 내려가게 되면

아게로가 자유로워지고, 아게로를 향한 낮은 롱볼 혹은 패스를 이용해 탈압박에 성공하게 된다.

때에 따라 아게로가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맨유의 또 다른 중앙 미드필더 마티치가 아게로에게 붙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러면 B. 실바가 자유로워졌다.

 

맨시티의 공격이 결정을 짓지 못했던 이유

이렇게 공격 상황에서의 좋은 전개, 맨유의 전방압박에도 탈압박을 성공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던 맨시티였지만 결국 공격의 마무리인 골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후반, 역습 상황과 지공 상황에서 패스 미스가 너무 많았고, 부정확한 크로스도 한몫 했다.

좌측면에서 스털링이 볼을 소유하며 맨시티가 공격을 이어나갈 때의 전체적 형태이다.

우측 윙백이 스털링을 수비하러가면 나머지 4명의 맨유 수비수들은 중앙 페널티박스 안에 진을 치고 있고,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 마티치와 프레드는 박스 바로 바깥에 수비와의 간격을 매우 좁힌 채 수비 형태를 갖춘다. 특히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위험지역까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며 맨시티가 공격 전개를 통해 맨유의 위험지역까지 도달해도 수비 숫자가 워낙 많았기에 슈팅이 쉽지 않았다. 또한 맨유의 수비가 자신의 지역 안에선 매우 강하게 수비했기 때문에 더욱 위험지역에서의 공격이 어려웠다.

맨시티는 위험지역에서 슈팅을 만들어내기 위해 박스 안으로 적극적인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신장과 공중볼 싸움에 능한 맨유 센터백들에 의해 무용지물이었다.

 

맨유는 맨시티가 마레즈, 제수스 투입 후 중앙에서 공격 숫자를 늘림에 따라 70분 이후 수비 형태를 변형시키고 라인까지도 페널티박스 근처까지 매우 낮게 내렸다.

맨시티는 측면 터치라인에서 움직였던 스털링을 중앙에서 드리블을 통해 맨유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리게 만들 계산이었지만 5-2-3에서 5-4-1로 미드필더 숫자를 더 늘렸기 때문에 협력수비에 의해 돌파가 쉽지 않았다.

 

맨유의 역습 특징

맨유는 빠르고 날카로운 역습으로 맨시티의 뒷공간을 공략했다. 우측 윙어 다니엘 제임스는 넓은 측면으로 빠르게 빠져나간 후 중앙으로 꺾어들어가는 움직임으로 빠른 발의 장점을 이용했고 마샬은 맨시티 최후방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했다. 특히 마샬의 침투를 이용한 롱볼 공격은 지공 상황에서도 볼 수 있었다.

결론

맨체스터 더비는 어떤 팀의 순위가 높건 낮건 관계없이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는 소문난 잔치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맨유의 강력한 수비, 맨시티의 강력한 공격이 만나 좋은 경기력을 양 팀이 팬들에게 선사했고 우리 K리그도 앞으로 개막된다면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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