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 분석/국내 축구 분석

[축구 전술] 챔스 16강 2차전: 리버풀 AT마드리드 분석

반응형

사진=AT마드리드 공식 SNS

[우리의 축구 이야기 | 정유석] UEFA 챔피언스리그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 FC가 탈락의 고베를 마셨다. 12일 오전 5(이하 한국시간), 리버풀이 자신들의 홈 안필드에서 펼쳐진 2019-20 UEFA 챔피언스리그 AT 마드리드와의 162차전에서 2-3 대역전패를 당하며 합계 스코어 2-48강 진출에 실패했다.

전반 43분에 바이날둠의 머리로 선제골을 성공시키며 합계 스코어는 1-1 균형이 맞춰지며 연장전까지 이어진 승부 끝에 연장 전반 94분 피르미누의 발 끝에서 나온 추가골로 리버풀이 역전 8강행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리버풀 골키퍼 아드리안의 킥 실수로 인한 역습 상황에서 요렌테에게 중거리 골을 허용하며 AT 마드리드가 합계 스코어 2-2로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유리해졌다. 결국 순간의 실수로 완전히 뒷심을 잃은 리버풀은, AT 마드리드의 역습을 막아내지 못하고 2점을 추가 실점하며 2-3으로 완패했다.

이번 글에서는 리버풀이 AT 마드리드의 밀집 수비를 이겨내고 2득점을 만들어낸 방법과 AT 마드리드가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분석해보았다.

 

양 팀 선발 라인업

홈 팀 리버풀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던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챔피언스리그 161차전과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왓포드전 그리고 FA컵 첼시전까지 패배했고, 162차전 직전 다섯 경기(1차전 포함)에서 자그마치 9실점을 허용했기에, 역습에 강점을 가진 AT 마드리드를 상대로 분명 수비 안정화가 필요한 리버풀이었다.

원정팀 AT 마드리드도 마찬가지로 예상 가능했던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AT 또한 2차전 직전까지 다섯 경기에서 236실점(1차전 포함) 하며 과연 안필드에서 리버풀의 무서운 공격력을 막아낼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AT 수비적 특징, 리버풀의 공격적 특징

AT는 플랫 4-4-2 형태로, 하프라인 아래로 투톱을 내리고 전체적인 수비라인을 페널티박스와 매우 가까운 지역에 형성시켰다. 특히 최후방 수비진, 미드필더진, 최전방 투 톱의 라인 간격은 물론 좌우 간격까지 좁히며 중앙을 틀어막았다.

리버풀의 공격 형태와 함께 보면 이렇다. AT의 중앙 공간을 만들기 위해 리버풀은 윙어와 풀백을 측면 터치라인에서 넓게 움직이도록 만들어 AT 측면 수비와 2 2의 수적인 균형을 맞추고 11 개인기를 향한 돌파를 통해 많은 크로스를 올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특히 살라와 아놀드가 버티고선 우측면이 리버풀의 주된 공격 루트였다. 또한 측면을 이렇게 넓게 이용했기에 롱패스를 통해 빠르게 반대 측면으로 전환하며 AT의 수비 사이를 벌어지도록 유도했다.

AT는 측면 수비 시 패턴을 갖고 수비했다. 우선 우측면에서 리버풀의 풀백 아놀드가 볼을 소유하면, AT의 좌측 풀백 로디와 좌측 미드필더 사울이 각각 살라와 아놀드 쪽으로 다가가 압박을 가한다. 그리고 나머지 센터백들과 미드필더, 풀백들은 박스 안과 위험지역으로 이동했다. 리버풀은 측면에서 위처럼 공격 진행 시 바이날둠, 체임벌린, 마네가 박스 안으로 이동해 크로스와 그에 이은 리바운드볼을 노렸다.

 

선제골, 두 번째 골 모두 크로스에 의한 득점

리버풀은 박스 안에 많은 선수를 집어넣고 계속해서 크로스를 통해 공격했다.

아놀드가 살라에게 패스하면 AT의 풀백 로디와 사울이 협력수비하러 살라에게 붙었다. 이후, 순간적으로 사울이 아놀드를 압박하지 못해 아놀드는 자유롭게 됐다. 이때, 살라가 아놀드에게 리턴패스하면 아놀드가 쉽게 얼리 크로스를 박스 안으로 보낼 수 있었다.

좌측 풀백 로버트슨은 우측 풀백 아놀드만큼의 많은 크로스를 올리진 못했는데, 공격 시 마네가 살라보다 더욱 중앙 하프스페이스에서 움직이는 시간이 많았고, 그로인해 수비의 압박을 더욱 받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아놀드가 살라에게 패스해서, 살라가 측면 넓은 지역에서 볼을 소유한 상황. 마찬가지로 AT 풀백 로디와 사울이 함께 압박한다. 중앙에 치우쳐있던 좌측 풀백이 측면 넓은 지역으로 이동하면 자연스레 좌측 센터백과 거리가 멀어져서 공간이 발생한다.

이 공간으로 중앙 미드필더 체임벌린이 빠르게 돌파한다.

침투하는 체임벌린은 AT의 중앙 미드필더 파르티가 수비하러 갔지만, 파르티가 몇차례 체임벌린의 움직임을 놓쳐 크로스를 허용하기도 했다. 실제로 첫 번째 실점은 저 공간으로 침투한 체임벌린의 크로스가 바이날둠에게 향한 것이었다.

측면에서 아놀드와 살라가 압박을 받을 시, 체임벌린이 그들과 함께 삼각편대를 형성해 공격 전개하는 장면도 보였다.

 

AT 전방압박

아무리 수비적인 경기운영을 보여줬다고 하더라도, AT도 전방압박을 몇 차례 보여줬다.

아무 때나 갑자기 전방압박을 막 하진 않았고, 리버풀이 자신들의 진영 매우 깊숙한 지역에서 짧은 패스를 통해 빌드업하거나 롱볼 또는 안정적으로 고메즈 혹은 반 다이크가 볼을 소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4-4-2 다이아몬드 형태로 AT의 투톱이 리버풀의 센터백 두 명을 압박하고 파르티가 전진하며 헨더슨을 압박하면서 제대로 빌드업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뒷공간을 매우 잘 파고드는 리버풀 공격수들의 특징을 막기 위해 AT는 전방압박 시에도 최후방 수비라인을 낮은 위치까지 내렸고 때문에 간격이 매우 벌어지는 틈을 타 리버풀의 골키퍼 아드리안이나 수비수들은 벌어진 라인 사이 공간에 롱볼을 보내 전방압박을 벗어났다.

 

AT의 역전이 가능했던 이유

리버풀은 전반전부터 계속해서 공격을 진행하다 끊기면 그 자리에서 강하게 여러 명의 선수들이 압박을 가해 AT의 롱볼을 유도하고, 최후방 센터백들이 롱볼을 따내며 빠르게 주도권을 잡아 높은 점유 속에서 공격할 수 있었다. 게다가, AT는 빠르게 라인을 올려 역습을 자주 시도하기보단 수비 성공 후 멀리 롱볼을 보내며 수비 형태를 가다듬었다.

그러나 리버풀이 안정적으로 볼 소유를 못할 때 전방압박해서 아드리안의 실수를 유도해 득점을 만들어낸 후부터 리버풀은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체력적으로 온전치 못했고 때문에 정규시간에 보여줬던 강한 압박을 보여줄 수 없었다. 추가로 교체로 들어와 체력이 충분했던 요렌테, 모라타에게 역습을 허용하며 연장 후반에만 2실점을 내어준 것이다.

 

결론

정반대의 성질이 맞붙어, 명승부를 자아냈다. 토너먼트에선 수비를 잘하는 팀이 유리하다고 한다. AT는 분명, 수비를 잘한다. 게다가 강력한 공격력을 가진 리버풀마저 꺾고 8강에 진출했기에, 앞으로 그 어떤 상대를 만나도 거침없이 자신들의 축구를 보여줄 것이다. AT는 충분히 8강에 진출한 자격이 있었고, 앞으로 챔스에서 그들의 선전을 바란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