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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분석/국내 축구 분석

[축구 전술] 챔스 16강 1차전: 레알마드리드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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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축구 이야기 | 정유석] 지난 227일 목요일 새벽 5(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펼쳐진 2019-20 UEFA 챔피언스리그 161차전에서 맨체스터 시티 FC가 레알 마드리드 CF2-1로 값진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전엔 맨시티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과는 다르게 4-4-2 형태를 이용한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빠른 템포의 공격으로 레알에 맞섰고

레알 마드리드는 공격적인 모습을 크게 보여주지 않는 맨시티였기에 경기 주도권을 잡고 공격을 이끌어나가며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며 0-0으로 마무리되었으나 후반 60분 이스코의 선제골로 레알 마드리드가 앞서 나갔으나, 후반 74분 스털링 투입 후 4분 만에 제수스가 극적인 헤딩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맨시티는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 78분 스털링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데 브라위너가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성공시키며 2-1 역전을 만들어냈다.

맨시티는 지난 두 번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원정에서 패배의 쓴 잔을 마셔야 했으나 이번 경기의 역사적인 승리로 레알 원정에서의 부진을 털어내고 8강행에 가까워졌다.

물론 경기는 맨체스터 시티가 승리했지만, 스털링의 후반 투입 전까지 레알 마드리드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맨시티를 힘들게 만들었다. 오늘은 맨시티가 경기 내내 고전했던 이유와 스털링이 만들어낸 효과에 대해 분석해봤다.

 

양 팀 선발 라인업

 

홈 팀 레알 마드리드는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중앙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윙어 아자르는 부상으로 아예 명단에서 제외된 11인의 선발 명단이었다. 바르셀로나와 프리메라리가 선두 싸움을 치열하게 전개할 정도의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었고 자신들의 홈에서 1차전을 치르는 상황이었기에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가 예상되었다.

원정팀 맨체스터 시티도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프리미어리그 굳건한 2위를 달리고 있었고, 최근 리그 다섯 경기 41패의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레알을 상대로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예상되었다.

 

 

 

맨시티가 고전했던 이유 1 - 레알 마드리드의 전방압박

맨시티는 플랫 4-4-2를 바탕으로 공격을 진행했는데, 2명의 중앙 미드필더 중 로드리가 센터백 사이로 이동해 패스의 시발점 역할을 하며 위 그림과 같은 형태가 만들어졌다.

그에 대해 레알 마드리드는 다이아몬드 4-4-2 형태를 만들고 벤제마와 측면 공격수로 배치되었던 이스코가 최전방에서 투톱의 형태로 맨시티 센터백들을 각각 압박했고, 발베르데가 로드리를, 모드리치가 귄도안을 각각 마크하고 수비형 미드필더 카세미루가 베르나르도 실바 혹은 데 브라위너를 마크하고며 비니시우스가 풀백의 움직임을 보며 맨시티 풀백이 패스를 받을 때 빠르게 압박하러 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레알 마드리드가 맨시티의 볼을 소유한 선수와 그 주변에서 패스를 받을 수 있는 선수들을 모두 맨마킹을 통해 압박했기 때문에 맨시티가 좀처럼 후방에서의 소유를 통해 빌드업이 힘들었고 골키퍼 에데르송은 패스 선택지가 없어 롱패스를 전방으로 보내게 되면 신장이 큰 레알 센터백들이 공중볼을 대부분 따냈기 때문에 볼 소유권이 레알 마드리드에게 자주 넘어가게 되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후반 선제골이 이런 강도 높은 전방압박을 통해 볼을 탈취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맨시티가 고전했던 이유 2 - 레알 마드리드의 빌드업

맨시티는 4-4-2 플랫을 이용해 공격, 수비, 전방압박 모두 진행했다.

전방압박은 데 브라위너와 베르나르도 실바 투톱이 레알 마드리드 센터백들을 압박하고, 측면 미드필더인 제수스와 마레즈가 레알 마드리드 풀백들을 압박한다. 그러나, 압박 자체가 맨시티의 이전 경기들과 다르게 상대에게 타이트하게 붙어서 빠르게 볼을 뺏어내는 형태와는 달리 각각 마크를 맡은 선수들과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고 전진하지 못하도록 움직임을 제한하는 정도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런 맨시티의 탈압박을 다음과 같이 풀어나갔다.

레알 마드리드 센터백 라모스가 볼을 소유할때 맨시티가 전방압박을 위와 같은 형태로 시도한다. 맨시티 투톱의 위치 때문에 라모스는 카세미루에게 전진패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오른쪽 센터백 바란에게 패스한다.

라모스의 패스를 받은 바란이 오른쪽 풀백 카르바할에게 패스할 때, 맨시티의 투톱과 전체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대형이 오른쪽으로 치우쳐져서 왼쪽 측면 공간이 자유로워진다.

이때 빠르게 카르바할이 바란에게 리턴패스를 주면 바란이 반대의 라모스에게 패스하고 라모스가 왼쪽 풀백 멘디에게 패스함으로써 멘디가 보다 넓은 공간을 이용해 전진할 수 있게 된다. 반대 측면으로 패스하는 상황에서 롱패스를 이용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 과정의 핵심은 횡패스로 맨시티의 대형을 한 쪽으로 몰아놓은 후 빠르게 반대 측면을 이용해 전진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레알 마드리드는 또 다른 방법으로 맨시티의 전방압박을 벗어났다.

마찬가지로 레알 마드리드 센터백 라모스가 볼을 소유할 때 이번엔 골키퍼 쿠르트와에게 백패스한다.

골키퍼 쿠르트와가 패스를 받자 맨시티 투톱은 넓게 퍼져있는 레알 마드리드 두 명의 센터백들에게 다가가 압박하며 쿠르트와의 패스 선택지를 줄였으나 넓은 중앙 공간을 이용해 곧바로 쿠르트와가 카세미루에게 패스하며 앞으로 전진할 수 있게 된다.

후방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빌드업 시 맨시티는 포백을 제외한 6명의 선수들이 레알 마드리드 진영에서 전방압박을 펼쳤다. 그 순간 맨시티는 미드필더진과 포백 사이의 간격이 많이 벌어져서 공간이 노출되는 장면들이 많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빌드업 상황에서 롱볼로 이 지역에 있던 모드리치, 이스코 등에게 패스했고 이를 통해 단번에 맨시티의 전방압박에서 벗어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레알 마드리드는 맨시티가 사용하는 플랫 4-4-2에 수적우위를 이용해 전방압박을 벗어나며 안정적인 빌드업과 볼 소유가 가능했다.

 

맨시티가 고전했던 이유 3 - 중앙에서의 수적 열세

맨체스터 시티는 수비, 공격 시에 모두 중앙에서 수적으로 레알 마드리드에 밀렸다. 우선 맨시티의 수비형태를 알아보자.

맨시티는 하프라인 근처에서 플랫 4-4-2의 라인 간격이 좁은 수비형태를 만들었다.

특히 좌측면 미드필더 제수스는 레알 마드리드의 우측 풀백 카르바할을 주로 마크했다. 때문에 제수스가 좀 더 측면 수비에 집중함에 따라 중앙에서 움직인 이스코, 모드리치, 카세미루, 발베르데는 맨시티 중앙 미드필더진에 수적우위를 점할 수 있었고 맨시티의 두 줄 수비 사이에서 짧은 패스를 통해 공격을 전개할 수 있었다.

 

맨시티는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와 투톱이 중앙에 선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세 명의 중앙 미드필더와 두 명의 센터백까지 중앙에 총 다섯 명이 중앙에 밀집해있었기 때문에 패스가 전방에서 이뤄졌다기보다 후방에서 많이 이뤄질 수밖에 없었고, 레알 마드리드의 역습을 의식했기에 워커의 공격 가담을 많이 자제한 체 공격을 진행했기에 좌측면에서 많은 공격이 이뤄졌다.

 

 

 

맨시티가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1 - 템포를 낮춘 레알 마드리드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60분 선제골을 성공시킨 뒤인 후반 중반부턴 전반전과 후반 초중반에 보여줬던 수준의 강도 높은 전방압박 대신 템포를 낮추고 후방에서 수비적인 경기 운영으로 승리를 지켜내려 했다. 때문에 맨시티는 라인을 더욱 올리고 공격에 많은 시간을 쏟아부을 수 있었다.

 

맨시티가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2 - 스털링 투입

맨시티는 후반 74분 베르나르도 실바가 빠지고 스털링을 투입하며 공격의 형태를 약간 바꿨다.

스털링이 좌측 윙어를 맡으며 제수스가 스트라이커로 위치를 옮기고 투톱을 맡던 데 브라위너가 완전히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움직이는 4-2-3-1에 가까운 형태로 변화를 줬다. 특히 데 브라위너는 스털링 투입 전까지 하프스페이스 뿐만 아니라 미드필드 전 지역에서 활동해야 했기에 하프스페이스에 있을 때만큼의 모습을 보여주기 힘들었다. 그러나 스털링 투입 후 하프스페이스에서 많은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었다.

특히 동점골 상황에서 크로스를 올린 지점이 하프스페이스였고, 스털링이 페널티킥을 얻기 전 데 브라위너가 카르바할과 스털링의 일대일 상황을 만드는 패스를 건넸던 지점도 하프스페이스였다.

 

결론

이 경기는 양 팀 감독들의 지략 싸움이 매우 치열했다. 지단 감독은 맨시티의 준비된 전략에 잘 대응했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또 다른 대응을 통해 레알 마드리드를 무너뜨렸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매우 강한 팀이다. 지단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3회 연속 우승을 경험한 승부사이고, 충분히 1골의 불리함은 뒤집을 수 있는 지략가이기 때문에 맨시티에게 남은 2차전 역전당하지 않으려면 끝까지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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